주말과 공휴일이면 고향을 들락거리며 채마를 가꾸었는데
가을 꼭지가 떨어지면서 어제 일요일 토란캐는 일을 끝으로
모든 가을 걷이를 마감했다.
금년 1년동안 내가 뿌리고 거둔 것을 돌아보면
작년 이맘 때 심었던 마늘을 시작해서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옥수수, 상추, 아욱,
거기다 감, 밤, 호두, 대추, 은행 등의 각종 과일과
김장을 위한 배추, 무우, 갓, 파, 달랑무우, 토란 등
작은 것을 뿌리고 많은 것을 거둔 느낌이다.
주말이면 남는 시간을 자연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과
인공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무공해 농사를 짓는다는 욕망으로
농사일을 우습게 알고 덤볐는데 그 일이 만만치 않다
금년 가을 유난히 주말에 이일 저일 행사가 많아
김장을 위해 씨앗을 뿌리고는 가꾸지를 않았는데
배추, 무우, 쑥갓 등 김장을 위한 것은 얼마나 잘되었는지
정성을 들였던 작년의 서너배는 수확이 되었으니.....
아주 오래 전 내 어린 시절에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농사는 내가 짓는게 아녀.
농사는 하늘이 짓는겨"
이제서야 그 말씀을 이해할 것 같다.
농사는 내가 짓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짓는 것을......
세상 사는 일도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2004. 11. 21
'글 마당 > 삶을 노래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옹녀와 변강쇠 (0) | 2004.12.15 |
---|---|
대한민국 세부류의 남자 (0) | 2004.12.14 |
대한민국 사람의 3부류 (0) | 2004.12.14 |
안개가 자욱한 날에...... (0) | 2004.12.13 |
그저 감사할 뿐....... (0) | 2004.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