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는 소식에 산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카페를 가입해 산행신청을 한다.
아는 사람이 없어 반길 이 없지만 산이 반기면 되지 뭘 바라랴~!
덕유산에 도착하니 흐린 날씨에 눈발이 날린다.
푸르고 맑은 하늘에 눈발이 날려야 좋을텐데하면서도 눈이 내려주는 것만도 감사하지
11,000원의 비싼 곤도라 덕에 설천봉에 도착하니 희뿌연 안개와 함께 낮익은 산장이 반겨준다.
오래 전에는 이 산장에서 차를 팔았었는데......
스키장으로 내려가는 길 옆에서 스키어와 산꾼들을 매년 반기는 주목이 상고대를 뒤집어 쓰고 카메라를 기다린다.
반갑다.. 지난 달에도 우리 봤지~~!!
매번 덕유산을 오를 때마다 이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그래 너도 한 장 찍어야 덜 서운하겠지
최고의 고난도 슬러프 곁에 있는 주목에게도 시선을 주고......
탐방지원쎈타 바로 위에 있는 이 나무를 보면 그 날의 산행이 어떨지를 늘 짐작한다.
오늘은 시야는 흐리지만 정상부의 상고대는 보겠구나 생각한다.
가까이에서 찍으면 바로 이 친구가 탐방지원쎈타 바로 위의 그 나무다.
향적봉에는 사람이 많아 사진을 찍지 않고 향적봉에서 대피소로 내려가는 길만 찍었다.
눈으로 불분명한 길을 분명히 인도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산객들의 안전까지 맡아주는 가드레일...
감사하지... 늘 감사해~~~~ 고마워~~~
대피소를 지나 중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주목.
잘 지냈지? 너도 내 카메라의 단골 고객이지...
죽어가면서도 뿌리는 살아있어 작은 가지를 내고 죽은 가지는 죽었다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네가 참 좋아.
나도 너 같이 살아가고, 그렇게 가야할텐데....
하늘을 향해 복잡하게 가지를 내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서로에게 마치 힘이 되어주는 듯한 너희들...
사람은 이렇게 있다면 어지럽고 산만할 텐데 너희는 참 아름답다...
우리도 뒤엉켜 복잡하게 살면서도 적당한 공간을 내주면서 아름답게 삶을 만들어 가야할텐데....
인간이 만들어 가는 것은 모두 직선에 가깝다.
그것이 아름답다하고 그게 실용적이라한다.
하지만, 자연은 그 어느 것도 직선이 아니라 적당히 바람에 휘고,
이웃과 더불어 공간을 내어주며 굽기도 하는데......
그 적당한 굽힘으로 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건데.....
적당한 상고대가 참 아름답다.
나무 둥치를 상고대가 다 쌓았다면 조금은 덜 아름답지 않았을까?
맨 얼굴도 덕지덕지한 화장의 얼굴도 아닌 적당한 화장이 귀티나는 것처럼~~~
참 모진 바람과 추위를 견디면서 꺾이지 않고,
자신을 지키면서 바람의 흔적을 훈장처럼 달고 있기에 더 아름답다..
굵은 선과 힘찬 기운을 너에게 느낀다.
누구와 어우러지지 못해 더 많은 바람을 맞은 너..
그러기에 더 강인해보지만 '너 외롭지 않니?'
이곳 또한 내 카메라의 주요 고객..
찢어져 휘어졌지만 꺾이지 않는 유연함과 죽어서라도 버티는 강인함.
너를 볼 때 마다 난 부드러움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생각한다.
우리네 심성도 삶도 너처럼 꺾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워야 할텐데 그러지 못하니......
얼굴도 모르는 산객에게 사진 한장 부탁해 기념으로 남긴다.
어디서도 사진을 찍지 않는데 참 오랜만에 뻘쭘해진다.
아치형의 나무 옆 큰 바위를 힘차게 끌어 안고 살아가는 너
뭔가를 단단히 움켜 쥐고 지탱하는 삶
내겐 그런게 뭐가 있지??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나와 넌 참 다르구나.
중봉으로 향하는 길 옆 비등산로로 살짝 빠져나간다.
이곳에 멋진 주목이 있고, 누구도 볼 수 없는 비경이 있기에 그곳을 들어 가는 길에 사진을 한장 찍어본다.
(사진을 다 올리지 못해 2편으로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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