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스크랩] 산행기2)-사진첨부

나무소리 2016. 1. 15. 01:59
볼륨철길 - 안치환 - 나팔꽃음악을 들으려면원본보기를 클릭해주세요.


 비등로 바위 옆 개활지는 유난히 바람이 쎄다.

그 모진 바람을 다 맞으며 강하게 버티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의 고사목

죽은 사람이 저렇게 서있다면 얼마나 끔찍하랴만 넌 참 아름답다.


 이 상고대를 보니 그냥 저절로 힘이난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도 버텨보자.

꺾이지 말고 힘든 삶이라도 버티다보면 아름다울 때도 있겠지

 덕유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난 이 나무를 꼽는다.

바람이 너무 강해 위로 크지 못하고 옆으로만 커지면서 몸피를 늘린 나무

키보다 몸집이 큰 너.

사진으로는 작아보이지만 엄청난 주목이다

언덕 개활지에서 꺾이지 않고 살려면 너 정도의 강인한 몸집과 뿌리가 버텨줘야겠지..

아름다움을 뛰어 넘어 위대하다.



죽어서도 넘어지지 않고 아직도 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니?

뭔가 한이 남아 있는 건 아닌지...

그 옛날 빨지산 덕유산 지구대의 한을 네가 품고 있는 건 아닌지...

아픔이 있다면 이제 그만 그 아픔도  잊어야 하지 않을까?

 주목의 뿌리가 마치 우주 어딘가로 떨어져 버릴까 두려워 지구를 단단히 쥐고 있는 건 아닌지.

 위에 나무가지를 피해 밑으로 옆으로 길게 곡선을 그리면서 가지를 내는 넌 참 힘들어 보이기 보다 더없이 아름답다

 마치 뱀이 바쁜 길을 가는 것처럼....

 중봉으로 가는 길 바로 옆의 주목

많은 사람들이 자네와 사진 찍기를 원하지.

난 그냥 자네만 찍어줌세.

모델로써 제격이거든

자네도 덕유산의 명물이지

얄궂은 사람은 자네의 둥근 삶의 질곡에 머리를 넣고 찍기도 하더만 오늘은 사람이 없네...


 잘 있었지?  나 알지?

 어느 시인은

산이 생긴 내력을 시에서 이렇게 썼다.


 한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길을 떠났다.

길이 끝나는 곳에 근심과 걱정을 다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로 사람들은 근심, 걱정이 있을 때마다 길을 떠나 그곳에 버리고 갔고,

그 근심과 걱정이 쌓인 것이 산이 되었다고.....

그래서 산을 찾으면 근심과 걱정을 모두 잊을 수가 있다고.....


 저 앞에 가는 사람도 이 곳에서 모든 걸 털어 놓고 가겠지....

 중봉에 있는 표지석이다.

동엽령으로 해서 칠연계곡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그럴 수 없어 아쉬운 발길을 오수자굴로 향한다.


삼공리로 하산하는 길에서 바라본 중봉

한 뿌리에서 올라야 양쪽으로 팔을 벌리는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하늘을 향한 너..

참 대단하다.

삶은 역시 위대하다.


 작품이 아닌 것이 없다.


 본래 이 길로 왔어야 하는데 내려오다 보니 잘못 길을 잡았다.


  서산대사의 게송시가 문득 생각난다.

 한 밤중 눈 길을 함부로 밟지 마라

네 어지러운 발 걸음이 뒷사람에게 오히려 혼선을 준다는....


 누군가 한 사람이 길을 잘못들어 계속 그길로 사람은 다니고,

잘 만들어진 계단은 바람이 지나가고, 

바람이 지나간 길을 물이 지나가고,

물이 지나간 길을 짐승이 지나간다.


그래,

어쩌면 그게 더 아름다울 수도 있지....

근데 넌 누구의 발자욱이니?


 오수자 굴에 도착하니 땅에서 커 올라오는 고드름이 줄지어 있다.

헌데 매년 그 갯수도 줄고 크기도 크기도 줄어든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 맘 때면 1미터 정도는 됐던 거 같은데 점점 작아지니..

지구상에 가장 늦게 태어난 벌레가 너무 지구를 못살게 굴어 그렇겠지?

미안해~~~~!!!

위에서 커 내려오고, 밑에서 커 올라와 예전엔 붙었던 적이 있는데

이제 그런 장관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

다음 달 쯤 왔을 때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ㅠㅠㅠ

백련사를 지나 삼공리주차장으로 오는 길에 렌즈의 시선을 끄는게 별로 없다.

그 중 짝다리를 집고 서 있는 이 나무의 힘겨운 버팀이 안스러울 뿐~~~


 오수자굴에서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까지 오는 길이 조금은 지루하다

그저 독일 가문비 나무와 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탐방지원쎈타 근처는 층층나무가 가로수로 서있다.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오시는 분들이 나보다 먼저 도착했겠지 싶어 부지런히 하산하니 1시30분

인상 좋은 버스 기사님이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네는데 아직 아무도 도착을 안했단다.


 헉~~~!!!


 반갑게 맞아주신 집행부 운영진과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사진이 있지만 다 올리면 혼자 도배가 될까 싶어 많이 줄여 올렸습니다.



출처 : 청주목요힐링산악회
글쓴이 : 쉴만한물가 원글보기
메모 :

'사진창고 > 인자요산 지자요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만복대 1 (160130)  (0) 2016.01.30
화악산(160123)  (0) 2016.01.30
[스크랩] 산행기1)-사진첨부  (0) 2016.01.15
비금도 2  (0) 2015.10.07
비금도(150814)  (0) 201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