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4명의 자살이
카이스트의 문제를 넘어 한국 교육의 문제로 부각되지만
정작 아무런 대안도 없이 책임소재만 따지고 있는 이 때
오늘 아침 신문에 소개된
제자를 사랑하는 교수님 한 편의 시가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 교육의 앞날이 없다'는 한탄 속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단언한다.
그 시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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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이재규(KAIST 교수 자작시)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중략)
참 교육은 정제된 지식을 배우는 것 만큼
네 뜻과 상관없이 다가온
삶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포함한단다.
수업에서 머리로 배워라.
그리고 삶에서는 가슴으로 배워라.
오늘 하루가 네 배움터이다.
네 주변에 너를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혹 아무도 없거든 내게 오너라.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 아들 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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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그래 정말 그렇다.
그 사랑때문에 살아야하는 것이 삶인데......
부모의 사랑을 배워서 알지만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가정교육.
선생님의 사랑을 볼 수 없는 학교교육.
따뜻한 웃음한번 나누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회교육.
이런 우리교육의 문제에서 아픔은 시작된 게 아닌지....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죽음을 택한 그들이 진정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누군가 환하게 웃어주던 그 따뜻함을 기억만 했어도.......
참 교육은 정제된 지식을 배우는 것 만큼
네 뜻과 상관없이 다가온
삶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포함한단다.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이 참 교육일텐데
무엇을 가르쳤고, 난 무엇을 배웠는지......
수업에서 머리로 배워라.
그리고 삶에서는 가슴으로 배워라.
오늘 하루가 네 배움터이다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 처럼 고요하게......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
배움은 눈을 떠서 자리에 눕기까지 인데
책에서 얻은 지식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실교육.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한 줄이
이 땅의 모든 학문보다 더 큰 가치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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