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대범한 밥상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어서 행복하다고 하는 게 맞나?
회계사인 남편이 유산으로 재산분배를 골고루 해주었건만
자식들은 물려받은 재산으로 불화만 증폭된다.
남편의 뒤를 이어 암 선고를 받고 죽을 날을 기다리며
친구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친구가 문득 보고 싶어 찾아간다.
그 친구는 딸의 어린 두 자녀를 키워주고 있던 중
KAL기 폭파로 딸 부부가 죽자 세 살, 여섯 살 된 두 외손자를 키우면서
바깥 사돈영감과 함께 살아간다.
친구들과 동네사람들의
“얼굴가죽이 너무 두꺼우면 얇은 쪽에서 질려버린다”는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이 저절로 돼가는 거면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라며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외면하고 손자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전거 사고로 죽고 친구는 혼자서 살아가는데
나름대로 외로움이나 고독함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유서를 쓰는 이유에 대해
“그따위 건 저승에 가서도 이승에 영향력을 행사고 싶은
욕심을 못 버리는 사람이 쓰는 거 아닌가?“라며
“재산은 더군다나 이 세상에서 얻은 거고 죽어서 가져갈 수 없는 거니까
결국은 이 세상에 속하는 건데 죽으면서까지 뭣 하러 참견을 해.
이 세상의 법이 어련히 처리를 잘해줄까 봐.“라고 일축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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