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05. 3. 16일 일기(옮겨옴)

나무소리 2009. 1. 8. 11:26

지난 밤

작은 아들이 밤 늦은시간 학원에서 뛰어오다가 넘어졌다는데

무릎, 팔꿈치, 옆구리가 많이 상해서 대충 약을 발라주고

읽던 책을 마저 읽느라 3시가 거의 돼서 잠자리에 든 탓인지

눈의 피로감이 많이 든다.....


기차 차장으로 지나치는 들판의 풍경을 보면서

이젠 봄도 완전히 무르익어 새순의 빛깔을 벗고

온통 푸르름의 힘을 자랑한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반가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예~~!!! 좋은 아침~~ 하루 열심히 살자구~~!!"


자리에 앉는데 여직원이 접시와 커피 한잔을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접시 위엔 찐 계란 두개가 옷을 홀랑 벗고,

하얀 누드로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짝이는 미소를 짓는다.


누드 계란 옆에는 머리를 풀고 허공에 흩어지는

따끈한 커피한잔이 놓여있다..


"아니~~!! 꼭두새벽부터 웬 찐 계란???"

"이 계란이 인삼만 먹여서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이래요"

"허~~~ !! 닭이 인삼만 먹어?? 나보다 낳구먼... 근데 그거 확실한가??"

"그렇대요....."

"우리 혜영씨는 사람 말을 잘 믿는 걸 보면 믿음이 참 좋네... 잘 먹을께..."


일반 계란보다 조금 클 뿐 맛이야 똑같을 수밖에...


3월의 중요한 일정표가 책상 위에서 나를 기다린다.

3월은 토요일, 일요일이 유난히 타이트하게 짜여있다..


‘매년 3월이 바빴었나??

별로 안바빴던 거 같은데 유난히 금년 유월은 시간이 안나는군‘


얼렁뚱땅 서류를 넘기면서

오늘 하루를 시작으로 이렇게 16일을 출발한다.


3월 한달

대과없이 지난 달처럼 무탈하게 보내길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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