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노예계약서(결혼은)

나무소리 2008. 10. 31. 10:39

          노예계약서


내게 있어 결혼은 노예계약서였다.

손톱만큼의 사랑이 있던 결혼도 아니고,

도덕적 양심과 여린 마음 탓에 한 결혼.


나름대로 무던히 노력을 해봤지만 노력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날마다 옥죄어 오는 서슬이 퍼런 아내.


돈이라는 것과 일이라는 것에 얽매어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차체를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 빠져드는 늪 속을 함께 빠져들어야만 하니.


어머니 살아생전만 참자는 인내에도 한계가 온다.

여든여섯의 어머니 보다 내가 먼저 죽게 될 것 같다.

숨막히는 하루하루의 삶을 벗어 날 수가 없다.


결혼 생활 속에서 부부라도

사생활은 존중이 되어야 하고 인권은 존중이 되어야 한다.

헌데 일방적인 노예계약이 돼서는 안되는데......


경제활동, 사회생활, 부부생활, 가족행사관계 등

각자의 의무를 충실히 한다면 더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말고,

서로의 취미활동, 종교활동, 교육 등 주업무외 사생활이나

인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고 강요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모든 것을 본인이 원하는 것에 맞춰야 하니......

개인의 행복추구권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데

일방적인 희생과 본인이 원하는 걸 하지 않으면 틀렸다는 논리 속에

자신은 늘 피해만 본다는 강한 피해의식 속에 난 늘 가해자가 된다.


이제 겨자씨만한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


주려 죽을지언정

씨앗만은 먹지를 말아야 하는데

이젠 그 씨앗조차 다 먹어치워버리고

봄조차 빼앗겨 싹은 틔울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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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 25일 감을 따고, 열심히 일했지만

저녁에 [돼지와 오토바이] 연극을 갔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마치 가정에 무관심하고 나 좋아하는 일만 하는 인간으로 치부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