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내연산

나무소리 2005. 7. 18. 14:09

일시 : 2005. 7. 9

 

비??

'까이꺼 별거' 아니고...

마누라 잔소리???

'그 까이꺼 그러려니' 하고...

 

하늘은 잔뜩 얼굴을 찌뿌려 인상쓰고,

감기걸린 천사의 재채기 콧물.

나뭇꾼에 채인 천사의 눈물.

지난 밤 힘쓴 천사의 샤워물까지......

 

하긴 요즘 천사들 하늘 날아다니기 힘들지...

충북 전철 사업화 때문에 25,000볼트 전기가 하늘을 뒤덥고,

보이느니 고압선에 유선방송 케이블 선.

하나님의 영역을 점점 침범하는 바벨탑들.....

 

그 사이를 빠져다니려니 천사들도 죽을 맛이겠지.

똥배 졸라 나온 천사는 어찌 전깃줄 사이를 빠져다닐꼬.

똥배 나온 천사들 고압선에 걸려 감전사 하는건 아닌지..

 

잘못하면 천사들 날개 몽땅 타

걸어다니는거 아닌지....

 

어쨌든 그 천사들이 던지는 물방울을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에서 만나는 얼굴들은 싱글벙글.

 

 

포항 내연산.

수목원 작은 호수의 갖가지 부드러운 색의 연꽃들.

라벤다 향에 취해 얼굴이 바뀌고,

로즈마리 향에 생각이 바뀌고......

 

 

우중산행.

콧 속에 살짝 스며드는 상큼함.

종아리를 스치는 풀의 촉감.

살갖에 닿는 빗방울의 토닥거림

도심에서의 짜증스러움이 부드러움으로 다가서는 산행.

 

매봉의 보리개떡 같은 텁텁함.

지리산 노고단 같은 물안개 피어오른  향로봉.

 

 

걱정과는 무관한 계곡의 편안한 물 흐름.

조금은 속터지게 흐르는 계곡물.

게다가 찝찝함의 촉감인 미적지근.

하지만,

관음폭포의 시원함 고성(高聲)에 귀를 씻고,

피어오르는 안개에 마음을 다스리고......

 

그냥 흥얼거리는 콧노래.

시간이 지나면서 호랑이 개끌어가는 소리로 변한 노랫가락.

 

"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

"조개 껍질 묶어 그녀에 목에걸고...

살모사 껍질 벳겨 그녀의 목에 걸면......

새끼를 꼬아 놓고 천장에 매달고서,...."

 

흥겨운 가락 속에 삶의 시름 덜어내고,

하산 후

두부 한 조각에 동동주 한잔.

 

 

캬~~!!!

산행 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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