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꿀막진 초입길
둥글레 꽃망울 땅을 보고 미소짓고
삽초싹 두잎은 하늘로 팔 벌렸네
엊저녁 지나간 길잡이 봄비는
뛰놀던 흙먼지 토닥여 잠재우니
오름도 내림도 무더위도 피곤함도
자장가 소리에 긴 잠 드누나
산마루에 뒷짐 지고 선
등 굽은 소나무
밤새 달려온 햇볕 잘게 썰어
산 벗님 얼굴 위로 황금 고깔 씌워주네
시원한 봄바람 혼자 맞기 아쉬워
오른손 두 손가락으로 살짝 잡아놓고
산내음 벗님 오실때마다
조금씩 맛을 본다.
함께 실려온 라일락 향기
왼손가락 벌려 잡아 놓고
인터넷 강원방송 직원들과 나눠먹고
한자락 장단으로 상춘을 북돋우네
저 쪽이 북한강이고
저 쪽은 의암호라네
저 산이 화악산이고
저 섬은 위도라고 한다네
주린 배 움켜 잡고
두시간을 기다려준 길잡이들
한 젖가락 닭갈비에 허기는 사라지고
기울어진 소주잔에 살콤한 정 떠도니......
0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