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장수대에서 산행을 마치며......
선두를 서다보니 남들보다 먼저 장수대 계곡에 도착하니
지난 해 만난 날파리 몇 마리가 어찌나 반기는지.
이놈들도 암놈인가???
‘그래~!! 니들은 반가운지 몰라도 난 귀챦다 이놈들아~~!’
계곡 물이 맴도는 곳에는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올챙이들이 내일을 위해 힘차게 꼬리 친다.
우리에겐 아주 작은 물에 불과하지만
올챙이에겐 그들 현 삶의 전부 일 텐데
혹시 내가 그들 삶의 터전을 짖밟는 것은 아닌지...
계곡 아래쪽에선 산내음 선녀들이 발을 담그고,
나뭇꾼들은 위쪽에서 훌렁 벗고 땀을 들이는데
산을 오르내리며 단련된 나뭇꾼들의 배꼽아래는
서문대교 교각보다 튼튼한 건각에 마누라 샤워소리에 경기는커녕
밤만 되면 나이와 관련없이 짐승이 되는 건 아닌지......
혹시 나뭇꾼 사모님들이 밤이면 하는 말
‘이 놈이 산을 다니더니 짐승이 됐쟎어~~!!’ 하고
복에 겨운 콧소릴 하는 건 아닌지......
열심히 땀을 씻는데 올챙이들은 나뭇꾼이 뽑아낸
육수를 하늘이 내려 준 특식으로 아는지
물위로 떠올라 입을 뻐끔거리는데
맛을 음미하는 건지, 뭔가 불만을 토로하는 건지......
장수대의 시원한 물에 하루의 피로를 씻고,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나니
멀리서 뻐꾸기가 배웅인사를 한다.
“잘가시게~~!!
삶에 지치고 힘들면 또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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