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일본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1 - 10권까지 읽으면서
유럽의 역사나 로마의 역사, 또한, 민주주의의 발달 사항 등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권당 5-600페이지를 넘기는 방대한 분량에 로마의 정치지도자의 인물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정치, 경제, 군사제도나 사회, 문화, 취미, 기간산업 등의 제도를 다루다보니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등의 인물을 다룰 때는 쏠쏠한 재미도 있었지만
반대로 로마의 선거제도나 조세제도의 경우에 그 지루함도 대단했다.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며,
그렇다고 책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직업이 아닌 머슴살이를 하는 입장에서
시간 죽이기 좋은 것이 책인지라 눈에 띠는 대로 읽다 보니
여러 방면의 책을 조금씩 접하게 되었는데 그중 좋아하는 것이 대하소설인지라
걸직한 육담(肉談)으로 쏠쏠한 재미를 주는 김주영님의 "객주"를 선택하게 됐다.
책의 첫장부터 우리의 입에서 사라져 가는 순수한 우리말과 우리의 속담을 통해
우리말의 섬세함과 그로 인한 인간 본능을 자극하는 언어의 유희에 맛을 알게되고,
우리 민족의 넉넉함과 자유분방한 언어구사력, 해학과 풍자의 참 맛을 알았다고 할까??
"타작마당에 모인 새벽 개는 모두 동서간이다"
"대중없는 숫캐 앉을 때마다 좆 자랑한다"
"팥죽은 퍼져도 솥 안에 있고, 공 알은 빠져도 속곳 안에 있더라" 등의
질펀한 육담과 어울어지는 우리말 속담을 비롯해
"흉년에 윤달 든다"
"염치없기로는 무당쌀자루 당하랴"
"을사년 주린 까마귀 측간 드나들 듯한다" 등을 포함해
당시의 먹고살기 힘든 경제상태나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사회상 등을 나타내는
100여개의 잊혀져 가는 속담과 투박하면서도 된장냄새 풍기는 우리 말을 맛보았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는 조선조 말 고종황제가 통치하던 어수선한 시대에
발바닥으로 살아가는 보부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작가인 김주영은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없이 누구나가 주인공이고,
누구나가 스쳐지나가는 곁다리(엑스트라)들이라고 하지만
내 나름대로 느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송도 사람으로 특유의 동물적 본능과 지적 능력, 현실의 직관력, 순발력을 갖추고,
뛰어난 상술(商術)로 치부할 수 있음에도 어려운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길 원하고,
의리와 대의명분을 중시하며, 투철한 직업의식과 삶에 애정과 담대함을 가지고
일본의 경제 침략에 대해 분연히 일어서는 주인공 겪인 천봉삼...
당시 하층계급인 쇠전꾼의 행수로 아내를 빼앗기고, 자신의 재산을 빼앗은 것에 분노하여
복수심에 불타 처절한 복수로 인해 떠돌이 생활을 하게되는 조성준...
그 수하에 있던 피지배자로 양심을 버리고, 동료들을 죽음의 사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배계급으로의 신분상승을 꾀하는 길소개...
술집 잡부로 시작한 삶에서 송상 천봉삼에게 연정을 품었다 거절당해
갖은 수모와 난관에 부딪쳐 고통을 겪지만 나름대로의 출중한 수완을 발휘해
만신이(무당) 되어 무녀로 이름을 떨치게 되다가 임오군란을 계기로
민비의 특별한 총애를 받으므로 진령군에 봉해지는 매월이......
하루 2백리 길을 걷는 재주를 타고 나 금맥을 발견하여 민영익에게 바치므로
단천부사의 자리에까지 오르며, 신의와 믿음을 지킨 우리 역사의 실존인물 이용익....
양반으로 많은 학식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부패한 정권에 발을 딛지 않고,
의리와 믿음으로 사는 보부상의 삶에 매료되어 보부상단에 투신한 유필호....
그 외 의리와 믿음으로 살아가는 선돌이나 득주 등을 비롯한 민초(民草)들과
조선조 말의 수많은 탐관오리였던 실존인물 김보현이나 민영익, 민겸호 등이
함께 어울어져 살면서 일그러져 갔던 우리 역사 속의 선조들의 삶의 이야기.
이들의 어울어 지는 삶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돌아보게 되고,
그들의 삶에서 현대 사회에서 피지배자의 삶과 눈물을 바라보게 된다.
나 자신은 과연 어떤 부류의 인간인가?
때로는 길소개와 같은 기회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잠시 잠깐의 육체의 쾌락을 위해 들병이(술집 잡부)가 되기도 하고,
또한, 내가 당하는 작은 손해에 분노하여 복수심에 불타는 조성준이기도 하며,
아주 더러는 이웃과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주인공 천봉삼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실제의 삶 속에서는 마이너리그 인생으로
누군가에게도 기억되어지지 않는 초라한 삶의 모습에 불과하겠지.....
유럽의 역사나 로마의 역사, 또한, 민주주의의 발달 사항 등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권당 5-600페이지를 넘기는 방대한 분량에 로마의 정치지도자의 인물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정치, 경제, 군사제도나 사회, 문화, 취미, 기간산업 등의 제도를 다루다보니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등의 인물을 다룰 때는 쏠쏠한 재미도 있었지만
반대로 로마의 선거제도나 조세제도의 경우에 그 지루함도 대단했다.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며,
그렇다고 책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직업이 아닌 머슴살이를 하는 입장에서
시간 죽이기 좋은 것이 책인지라 눈에 띠는 대로 읽다 보니
여러 방면의 책을 조금씩 접하게 되었는데 그중 좋아하는 것이 대하소설인지라
걸직한 육담(肉談)으로 쏠쏠한 재미를 주는 김주영님의 "객주"를 선택하게 됐다.
책의 첫장부터 우리의 입에서 사라져 가는 순수한 우리말과 우리의 속담을 통해
우리말의 섬세함과 그로 인한 인간 본능을 자극하는 언어의 유희에 맛을 알게되고,
우리 민족의 넉넉함과 자유분방한 언어구사력, 해학과 풍자의 참 맛을 알았다고 할까??
"타작마당에 모인 새벽 개는 모두 동서간이다"
"대중없는 숫캐 앉을 때마다 좆 자랑한다"
"팥죽은 퍼져도 솥 안에 있고, 공 알은 빠져도 속곳 안에 있더라" 등의
질펀한 육담과 어울어지는 우리말 속담을 비롯해
"흉년에 윤달 든다"
"염치없기로는 무당쌀자루 당하랴"
"을사년 주린 까마귀 측간 드나들 듯한다" 등을 포함해
당시의 먹고살기 힘든 경제상태나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사회상 등을 나타내는
100여개의 잊혀져 가는 속담과 투박하면서도 된장냄새 풍기는 우리 말을 맛보았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는 조선조 말 고종황제가 통치하던 어수선한 시대에
발바닥으로 살아가는 보부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작가인 김주영은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없이 누구나가 주인공이고,
누구나가 스쳐지나가는 곁다리(엑스트라)들이라고 하지만
내 나름대로 느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송도 사람으로 특유의 동물적 본능과 지적 능력, 현실의 직관력, 순발력을 갖추고,
뛰어난 상술(商術)로 치부할 수 있음에도 어려운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길 원하고,
의리와 대의명분을 중시하며, 투철한 직업의식과 삶에 애정과 담대함을 가지고
일본의 경제 침략에 대해 분연히 일어서는 주인공 겪인 천봉삼...
당시 하층계급인 쇠전꾼의 행수로 아내를 빼앗기고, 자신의 재산을 빼앗은 것에 분노하여
복수심에 불타 처절한 복수로 인해 떠돌이 생활을 하게되는 조성준...
그 수하에 있던 피지배자로 양심을 버리고, 동료들을 죽음의 사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배계급으로의 신분상승을 꾀하는 길소개...
술집 잡부로 시작한 삶에서 송상 천봉삼에게 연정을 품었다 거절당해
갖은 수모와 난관에 부딪쳐 고통을 겪지만 나름대로의 출중한 수완을 발휘해
만신이(무당) 되어 무녀로 이름을 떨치게 되다가 임오군란을 계기로
민비의 특별한 총애를 받으므로 진령군에 봉해지는 매월이......
하루 2백리 길을 걷는 재주를 타고 나 금맥을 발견하여 민영익에게 바치므로
단천부사의 자리에까지 오르며, 신의와 믿음을 지킨 우리 역사의 실존인물 이용익....
양반으로 많은 학식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부패한 정권에 발을 딛지 않고,
의리와 믿음으로 사는 보부상의 삶에 매료되어 보부상단에 투신한 유필호....
그 외 의리와 믿음으로 살아가는 선돌이나 득주 등을 비롯한 민초(民草)들과
조선조 말의 수많은 탐관오리였던 실존인물 김보현이나 민영익, 민겸호 등이
함께 어울어져 살면서 일그러져 갔던 우리 역사 속의 선조들의 삶의 이야기.
이들의 어울어 지는 삶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돌아보게 되고,
그들의 삶에서 현대 사회에서 피지배자의 삶과 눈물을 바라보게 된다.
나 자신은 과연 어떤 부류의 인간인가?
때로는 길소개와 같은 기회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잠시 잠깐의 육체의 쾌락을 위해 들병이(술집 잡부)가 되기도 하고,
또한, 내가 당하는 작은 손해에 분노하여 복수심에 불타는 조성준이기도 하며,
아주 더러는 이웃과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주인공 천봉삼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실제의 삶 속에서는 마이너리그 인생으로
누군가에게도 기억되어지지 않는 초라한 삶의 모습에 불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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