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시인의 마을

[김남조] 편 지

나무소리 2005. 1. 27. 09:51

                    편     지      

                                      - 김남조 -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