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경기 탓인지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예년에 비해 참 조용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조용하다는 것보다 썰렁하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나 싶다.
떠들썩한 캐롤송이 울려 퍼지는 것도 아니고, 번쩍이는 트리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썰렁한 경기 탓인지 오늘 따라 더욱 춥게 느껴진다.
양복을 갖춰 입고, 스카프를 늘어뜨리고,
긴 코트를 걸치고, 장갑을 끼고 출근길을 나선다.
모든 거추장스런 옷을 벗어 버린 가로수는 추위에도 참 의연하다.
나름대로 춥지 않게 옷을 잔뜩 껴 입고, 차를 타고도 추위를 느끼는데
빈 박스를 싣고 리어카를 끌고 가는 저 노인의 발걸음은 얼마나 무거울까?
저 노인의 시린 마음은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너무 오래 되어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주 오래 전 읽은 책 한권이 생각난다.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
'춥고 배고픈 어린 소녀는 오늘 같은 성탄절 이브에 성냥을 팔러 나갔지.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트리에 풍족한 삶 속에서 성탄을 축하하고,
참된 성탄의 의미를 말로 담아 사랑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한개의 빵을 얻기 위해 성냥을 팔아보지만
그 누구도 그를 쳐다봐주는 사람은 없었지.
점점 추워진 겨울 날씨 속에서
자신의 손을 녹이려 한개피, 한개피 불 사르던 소녀.
온 인류가 기다린 메시아 예수가 태어난 그날 아침.
그 어린 소녀는 추위에 주검으로 남았으니......'
과연 예수는 누구를 위해 이땅에 태어났나?
메시아가 오는 그 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들뜬 마음에
진정 돌아봐야할 것을 보지 못하는 나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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