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시인의 마을

만전춘

나무소리 2007. 12. 12. 17:10

 

 

얼음 위에 댓님 자리 펴서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닢 자리 펴서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정 둔 오늘 밤 더디 새소서, 더디 새소서.
- 임과의 짧은 밤에 대한 아쉬움

근심 어린 외로운 잠자리에 어찌 잠이 오리오.

서쪽 창문을 열어 젖히니 복숭아꽃이 피어나는구나.

복숭아꽃이 근심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봄바람에 웃는구나.
- 임 생각에 잠 못이루는 밤

넋이라도 임과 함께 하는 말을 남의 일로만 알았더니,

(또, 넋이라도 임과 함께 가는 것으로 여겼더니),

어기던 이가 누구였습니까? 누구였습니까?
- 임에 대한 서운함

오리야, 오리야, 연약한 비오리야,

여울은 어디 두고 연못에 자러 오느냐?

연못이 곧 얼면 여울도 좋으니, 여울도 좋으니.

탕자의 분방한 생각(임에 대한 풍자)

남산에 잠자리를 보아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이불 안에서 사향 각시를 안고 나워,

남산에 잠자리를 보아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이불 안에서 사향 각시를 안고 누워,

사향이 든(향기로운) 가슴을 맞추십시다. 맞추십시다
- 사향각시와의 동침(임에 대한 욕망과 상상)

마소서 임이시여, 평생토록 이별할 줄 모르고 지냅시다.
- 이별 없는 재회를 꿈꾸는 새로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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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에 댓닢(댓잎으로 죽엽을 뜻하고 좋지 않은 잠자리) 자리를 보아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닢 자리를 보아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정을 준(
임과 정을 맺은, 사랑을 나눈) 오늘 밤 더디 새어라, 더디 새어라.

[임과 함께하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도 행복하여 제발 더디 가기를 바라는 시적 화자의 마음이 담긴 말로 사랑하는 임과 함께 있다면 동사해도 좋다는 여인의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다. ]

- 임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소망

잊히지 않고 늘 염려스러운[경경 : 耿 耿 : 잊히지 않고 늘 염려스러운, 근심에 싸인] 외로운 베갯머리에 어찌 잠이 오리오.[화자의 외로움으로 근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함 - 전전반측]
(
외로운 마음에) 서쪽 창문을 여니(열어 젖히니)
복숭아꽃[
화자의 처지와 대비되는 존재로 화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매체
]이 피어나는구나
복숭아꽃이 걱정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봄바람에 웃는구나.(
반복법으로 임을 그리워하는 시적 화자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 임이 떠난 후의 외로움

넋이라도 임과 한 곳에 [또는 넋이라도 임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정과정곡의 구절 ' 넉시라도 한되 녀져라 아으'와 유사함]
남의 경황
(흥미있는 상황, 남의 일 또는, 가는 광경으로 '경'은 '모습'이나 '경치'의 뜻)
으로만 여겼더니 넋이라도 임과 한 곳에 [또는 넋이라도 임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남의 경황으로만 여겼더니  우기던(우리의 사랑을 어기던)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누구였습니까?[임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음]

- 임에 대한 원망

오리야 오리야 어린(혹은 연약한) 비오리(쇠오리와 비슷하되 좀 크고 날개는 자줏빛 많아 찬란함, 암수가 함께 놂)야  여울일랑 어디 두고  소(연못, 늪)에 자러 오는가?[이 여자 저 여자에 마음을 빼앗겨 방탕한 생활을 일삼고 있는 임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다.]

(연못, 늪) 곧 얼면 여울[강이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몹시 세차게 흐르는 곳]도 좋습니다. 여울도 좋습니다.

- 임의 방탕한 생활 풍자

남산에 자리 보아[자리를 펴]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이불 안에 사향 각시(아름다운 여인)를 안고 누워
남산에 자리 보아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금수로 수를 놓은 비단, 또는 치장이 아름답고 화려한 옷이나 직물] 이불 안에 사향 각시(아름다운 여인을 말하지만 사향은 원래  사향노루의 사향샘을 건조하여 얻는 향료. 어두운 갈색 가루로 향기가 매우 강하다. 강심제, 각성제 따위에 약재로 쓴다)
를 안고 누워
(사향이) 든 가슴을 맞춥시다. 맞춥시다.[상상으로 임과 잠자리를 소망함
]
맞춥시다.

- 임에 대한 욕망

알아 주소서, 임이시여, 원대평생(영원히)에 이별할 줄 모르고 지냅시다.[사랑하는 임과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과정적 표현임]

- 영원한 사랑에 대한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