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시인의 마을

[문익환]우리는 호수랍니다(Belove)

나무소리 2008. 2. 1. 10:08

우리는 호수랍니다.

                                               詩  문익환


하늘에선 찬란하기만 하던 별들도
우리의 가슴속에 내려와선
서로 쳐다보며 서러워지는
우리는 호수랍니다.

 

배고픈 설움으로 남의 배고픈 설움에 서 눈물짓는
가녀린 마음들
방울방울로 솟아나고 흐르고 모여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는
우리는 호수랍니다.

 

그믐밤 풀벌레 소리 들으며 서러워지던 별들
풀이파리에 이슬로 맺혔다가 아침햇살을 받아 뚝뚝
떨어져 땅속으로 스며
실낱같은 사랑으로 어울려 하늘처럼 맑은

우리는 호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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