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금수산 1(상학리~서팽이고개~금수산)

나무소리 2007. 8. 22. 11:59

산행일시 : 2007. 8. 18

산행코스 : 단양 상학리~서팽이고개~112철계단~불암골재~금수산~망덕봉~상천리 휴게소

산행인원 : 총29명

산행시간 : 후미기준 6시간20분 (선두 5시간)

날씨 : 잠깐 비, 오후 갬

위험구간 : 하산지점 1곳(로프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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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가는 동안 간간히 뿌리는 빗줄기에

산행 시 미끄러울 텐데 하는 염려와 함께 시원함과

운해를 볼 수 있다는 행복의 기대를 하다보니 어느 덧 들머리다.


더운 날씨와 함께 들쭉날쭉한 날씨로 산악대장과 협의해

본래 계획보다 1시간가량 단축해서 들머리를 묵석주차장에서

상학리 주차장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도로 건설과 건축물이 들어서며, 

산과 도로구조가 달라져 3년전의 들머리가 아닌 조금 위쪽에서 출발을 했다.


산행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빗줄기가 장도를 축하하는데

우의를 입어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하며 오르는데 한 회원이 등산로 바로 옆에서

많은 다래를 발견하고 아직은 설익은 다래를 따는 동안 잠깐 숨을 고른다.


쭉쭉빵빵 높게 솟은 낙엽송 숲에 빠져들면서

처음 참석한 회원이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에 최선을 다한다.


40분이 훨씬 넘어서야 서팽이고개에서 도착해 

우측으로 정상을 향해가는 능선길에 접어드니

힘겹된 회원은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지 걸음이 빨라진다.


20여분 후 80도 가량 급경사의 112개의 철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다 보니 운해에 휩싸인 가은산과 제비봉의 암봉들이

일대 장관을 이루며 운무와 함께 강강수월래를 한다.


“바로 이 맛이야~!”를 외치며 감탄을 토해낸다.


철계단을 올라 산행 길에서 우측으로 약간 벗어나

전망바위에서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불암골재를 지나는데

그 높은 산 위에 잘 가꿔진 한기의 묘가 우릴 반긴다.


‘휴~~! 이 험한 산꼭대기에 묘를 써놓다니......’


정상을 향해 불암골재를 지나 가는 내리막이 미끄러워

체력소모가 어찌나 많은지 들뫼삼거리에서 먹거리를 나누고

15분 정도 길을 오르니 파란 하늘이 금수산 정상을 시원한 배경화면으로 꾸며주어

한그루의 그럴듯한 소나무를 더욱 고고하게 만든다.

 

한줄기 비가 내린 금수산이 목욕을 하고 나니

시원함으로 옷을 훌훌 벗은 탓에

넓게 시야를 확보하면서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역쉬~!! 사람이나 자연이나 목욕하고 훌훌 벗어야 제 맛이라니까’


무더위에 지친 몸을 충주댐 물줄기에 발을 담그고,

망덕봉을 거느린 채 가은산과 저승봉(미인봉)을 이웃해

우뚝 솟았지만 교만하지 않은 금수산.


그 정상에 인위적으로 무게감없이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방정맞을 정도로 끝을 뾰족하게 깎아 세운 정상석이

어찌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지 뽑아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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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뚫고, 이리저리 휘돌아가는 정산 계단을 내려서

적당한 바람을 입에 물고 있는 나무그늘에 찾아들어

식도락으로 살가운 정을 나눈다.


풍성한 반찬에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까지 마시고

망덕봉을 향해 가는 길은 평범한 능선길이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에 조금은 가파른 길도 있으나

그리 힘들지 않고 높아 보이는 망덕봉도 보기와 다르게 힘들지 않고

나무 그늘로 빠져 들어가는 또 다른 여름산행의 맛을 느낀다.


키 큰 참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룬 망덕봉은

중간에 서있는 그럴 듯한 나무 하나가 망덕봉을 알리고

후미 팀이 도착을 하니 중간 팀이 박수로 환영한다.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우리의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하기 위해

[떠나는 배]의 가곡이 중저음의 묵직한 바리톤 음성의

[나뭇꾼]님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데 그 실력에 입이 벌어진다.


[산을 즐기고 참된 삶의 맛을 아는 이들]

이들이 있기에 산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아닌지.


노래가 끝날 무렵 선두 팀이 고두실 쪽에서 정상으로 올라온다.

상천리 휴게소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

고두실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다가 아차 싶어 되돌아 왔다고 한다.


‘이런~!!! 진작 주의 사항으로 알려줬어야 했는데 막연히

서너 번 왔던 산이니 당연히 알겠지‘ 하는 안일한 내 생각이

선두 팀을 힘들게했구나 스스로를 자책한다.


상천리 방면 하산 길은

충주댐을 밝고 서 있는 가은산 능선을 눈앞에 두고

물에 비친 가은산의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걷는 맛과

바로 눈앞에 매바위 능선과 그 옆으로 뻗은 고두실 암릉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웅장하면서도 멋진 교향악이다.


‘봄날이 아름다운 것은 눈물겹도록 뚝뚝 떨어지는 꽃잎 때문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름산행이 아름다운 것은 두툼한 햇살 속에 시원하게 열어주는

지금의 이 맛 일게다.


바위를 타고 내리면서 힘겨운 회원에겐 힘이 되어주고

자일을 무서워하는 회원에게 슬링을 걸어 하산시켜주면서

서글서글 피어나는 입담의 환한 웃음 속에 하나가 된다.


아무 생각없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앞 사람의 발길을 따르다

용담폭포 방향의 길을 놓치고 진행하다보니 목적지에 도착한다.


‘아차~!! 이런 실수를~~~~!!’


용이 승천했다는 용 비늘 자욱이 있는 대슬랩 위에서

이리저리 휘돌은 풍성한 물줄기와 바위를 타고도는 물굽이.

매끄러운 바위에 포말로 부서지는 용담폭포의 장관을 보지 못하고

무심결에 그냥 지나쳐버리고 하산한 것이 못내 아쉽다.


‘다른 곳은 몰라도 꼭 그곳은 들렀어야 하는건데.....

리더인 나 한사람의 실수로 회원들의 큰 기쁨을 반감시키다니....‘


하루의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용담폭포에 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고

그저 죄스럽기만 하다.


‘앞으로라도 이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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