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삼고초려하는 당신께......

나무소리 2006. 8. 24. 17:46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가 있지요.

 

요임금 시대에 허유(許由)라는 사람이 있었죠.
그가 청렴결백하고 덕이 있어 많은 사람에게 칭송을 받게되자
요임금은 그에게 천하를 물려줄 뜻을 전했대요.

 

그 말을 들은 허유는 
"임금께서 천하를 잘 다스리고 있는데
  제가 그 자리에 앉는다면 그건 한낱 명예를 좇는 일에 불과한데
 명예라는 것은 욕심많은 사람의 허울일 따름입니다.


 임금께 제게 왕의 자리를 맡긴다면 허울만 좋을 뿐
 내 욕심만 차리는 인간되고 스스로 욕된 길을 걷게 되지요.

 

 숲 속에 둥지를 튼 뱁새에게는 숲이 필요한게 아니라
 집을 지을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저 넓은 황하의 강이 있어도 두더지에게 필요한 것은
 저 큰 강물이 아니라 자기 배를 채울 만큼의 물이면 족합니다.

 

 저는 그런 자리에 전혀 욕심도 없고
 천하를 가지고도 내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임금의 자리를 거절했는데 계속 요임금이
왕의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자 산기슭으로 도망가서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안빈낙도를 즐기면서 살았답니다.

 

후에 요임금이 허유가 있는 곳을 알아내
신하를 보내서 다시한번 왕이 되기를 간청하자
같은 이유로 거절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헛된 명예를 쫓는 소인배로 요임금이 취급을 했다고 생각해
황하강에 가서 귀를 몇번이고 씻어내고 있는데
아랫집 사는 친구가 허유가 귀를 씻는 곳 아래에서
소에게 물을 먹이면서

 

"자네는 왜 아까부터 그리 열심히 귀를 씻나?"하니
"글쎄 요임금이 나한테 왕이 되라고 하쟎아.
 그런 욕심에 가득차고 더러운 얘길 들어서 씻고 있는 중일세"

 

소에게 물을 먹이던 친구가 갑자기 소 고삐를 잡아당기면서
"저 더러운 귀를 씻은 물 먹지도 말라"고 잡아 끌었다네요.

 

둘다 참 욕심이 없는 사람으로 아주 유명한 이야기가 됐지요.
실제 내용은 제가 잘 모르고 어렸을적에
할아버지한테 들은 이야기가 틀림없고
언젠가 장자의 사상에 관한 책을 보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저 글을 통해 사람들은 허유의 욕심이 없고,
덕이 있음을 칭송을 했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헌데 제가 저 글을 어느 책에서 봤으면서도
그 책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 중하나는
제 생각은 조금은 그와 달랐었기때문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몇가지 의문점이 있었어요

첫째,
  허유가 욕심이 없는 것은 틀림없지만 혹시 자신의 안일을 위해

  그자리를 피한 후 혹시 덕없는 자가 임금이 되었을 때

  그로인해 고통받을 백성을 왜 생각지 않았을까?

 

  정령 자신의 욕심이 없다면 왕이 되어서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바라는 나라로 이끌어 간다면 될텐데......


  그걸 사양하는 미덕으로 백성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이
  정말 덕이있고 지각있는 사람이 하는 판단인가.

 

둘째,
  만일 요임금이 죽은 다음에 누군가가 왕이 되었을 때
  새로운 왕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요임금이 원했던 사람은 허유였는데
  내가 이자리에 앉게 된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은 나를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비난을 받게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그것으로 나라는 잘못되고 백성은 고통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셋째,
  허유대신 왕이 된 그 사람은 늘
  나는 최고의 적임자가 아님에도 그 자리에 앉았고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그런 왕이라고 생각을 하게 됨으로
  나라와 백성이 또 다른 고통을 받게 될 수도 있겠죠

 

지금의 우리나라처럼요....
 
그런 몇가지 생각을 하면서
허유의 판단이 반드시 옳다고만은 생각지 않고,
어쩌면 어유에게 꼭 필요한 자리였음에도 그걸 거절함으로

백성과 국가를 개인보다 뒤로하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정말 백성을 사랑하고 덕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당연히 그 자리를 수락했어야 하지 않았나도 생각해봅니다.

 

조금만 더 생각을 했었다면 중국의 역사가 더 새롭게 바뀌고,
인류의 역사가 바뀌고, 지금 중국의 지도가 바뀌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일로 인해 역사는 지금과 같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죠...

 

늘 건강하시고 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