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6. 4. 10
산 행 지 : 남해 보리암..
풀풀 황사가 몹시 날리는 날
비라도 좀 쏟아졌으면 하고 바랬다.
그 다음 날 몇방울의 비
황사와 가뭄에 아무 도움이 안되고 차만 버려놓고..(미워라)
그 다음 남해 보리암 가는 날
"이 아픈 날 콩밥하랜다"고
YWCA 여성산악회에 묻어 남해보리암을 산행하는 날
이리 모지락시럽게 비가 온다지????
오늘 하루만 참아 주었으면 좋았을걸......
그래도 감사해야지.
하늘을 바라보면 한숨 쉬는 농부들과
이젠 하늘 마저 바라볼 기력마져 상실한
작은 풀꽃들의 기다림을 보고 행복해 해야지.
코에서는 한여름철 매미소리가 삑삑..
목은 가래가 끓어 그렁그렁 황소개구리 소리.
머리는 따끈따끈하게 열라면을 끓이는 0점 컨디션.
함께하는 님들이야 괴롭든 말든
어줍쟎은 노래와 기타 솜씨로 동요를 부르고,
2-30년 전에 불렀던 노래들을 불러본다.
보리암에 도착하니 바람은 힘차게 구름을 몰아낸다.
남산에서 발아래로 바라보는 운해.
시원한 바람 한 움큼을 들이마시며
'인생이 오늘만 같아라'를 노래한다.
하산을 해 단군성전으로 가는 길에
얼레지 군락지에 작은 얼레지가
봄인사를 받고 지천으로 널려있다
은은하게 전해 오는 수선화 향기와
초입에 아직 덜 여문 키작은 수국이
연분홍 색감으로 몹시 부끄러워한다.
단군성전 앞 작은 화단에는
봄을 문상하는 조문객처럼
노란 옷을 입고 고갤 푹 숙이고 있는
수선화가 참 인상적이다.
"네 옆에 튤립은 아직 꽃 술도 내밀지 않았는데
벌써 봄을 문상하니????"
상사바위로 자릴 옮기니
발 뒷꿈치를 잡고 따라온 구름도 자릴 옮기고,
시원한 바다가 슬쩍 비껴서며 숨박꼭질한다.
함께 산행을 시작한 바람이 몸에 감긴다.
'이런...
썰렁하다... 날 그냥 두면 안되겠니???....'
한달 만에 다시 찾은 상사바위에
빈손으로 다시 찾았으니
하모니카로 노래 한곡이라도 선물해야지...
바위에만 그럴 순 없지.
바다에도 한곡, 바람에 실려보내며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외는 스님께도 한곡.....
지난 달 이곳에 왔을 때는
오랑이 개 끌어 가는 소리로
[명태]를 한곡조 불렀었는데......
한곡쯤 하고픈 욕망에 [내 고향남쪽 바다]를
돼 먹쟎게 내 뿜어 보지만
어디 될 법이나 한가????......
하산 후 먹는 회덮밥.
비릿한 바다내음을 반찬으로 먹는 그 입맛.
역시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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