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벽 기 도
- 정호승 -
이제는 홀로 밥을
먹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홀로 울지 않게 하소서
길이 끝나는 곳에 다시 길을 열어주시고
때로는 조그만 술집 희미한 등불 곁에서
추위에 떨게 하소서
밝음의 어둠과 깨끗함의 더러움과
배부름의 배고픔을 알게 하시고
아름다움의 추함과 희망의 절망과
기쁨의 슬픔을 알게 하시고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리어카를 끌고 스스로 밥이 되어
길을 기다리는자의 새벽이 되게 하소서
******************************************
그리고
낙엽하나의 떨어짐에도 눈감게 하소서....
'글 마당 > 시인의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문재]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0) | 2006.04.13 |
|---|---|
| [이해인]친구야 (0) | 2006.04.12 |
| [정호승]새해의 작은 기도 (0) | 2006.01.13 |
| [정호승] 바닥에 대하여 (0) | 2006.01.09 |
| 똥을 누며 드리는 기도... (0) | 2006.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