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기차 출퇴근을 하면서 늘 철길을 본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늘 바라보는 것이지만
한주에 서너번은 기차를 타러가면서
조금의 시간 여유만 있어도 3층 높이 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대부분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아래를 내려다 본다.
인생이 어떻고, 철학이 어떻고, 추억이 어떻고 하는
허접스런 생각들보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저 촛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면 참 편안하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냥 편하다.
가끔은 개똥철학같은 생각을 할때도 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두개의 선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기 보다는 부딪치지 않아서 편하다는 생각으로
정말 무표정하게 바라보면 참 편안하다.
철길은 혼자 있을때는 아무도 철길이라고 하지않는다
나란히 두개가 평행을 이루어야 기찻길이라고 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있어야 편안하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면서 두개의 선 사이에서
자갈이며, 작은 식물까지도 자신의 품안에 포용하는 모습 때문에
편안하고 더 좋은지도 모른다.
철길은 한번도 각을 이뤄본 적이 없다.
평행선이 이루면서 자신의 날을 세우는게 아니라
꼭 굽어야 할일이 있다면 적당한 호를 이루며
산을 비껴돌고 물을 비껴돌아 제 갈길을 간다.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모든 걸 감수하면서 포용을 하면서 각을 이루지 않고,
너무 가까워 부대끼지 않아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그런 삶....
파울로 코엘료의 글이 생각난다.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그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라.
함께서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있지는 말라"
헌데 사람 사는게 어디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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