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5 한계령 출발
04:00 한계령 0.5Km 지점
04:20 1차 휴식(급경사로 올라선 지점)
04:28 한계령 1Km지점
05:17 전망바위도착(경사 계단 올라선 지점)
05:33 서북능선
06:20 남설악 조망처
06:43 한계령 4.1Km지점 중청3.6Km지점
07:15 한계령 5.1Km지점
07:34 아치형 고사목지점
07:52 끝청에 도착
08:08 용아능선 전망바위
08:48 끝청 갈림길 도착(소청, 대청, 한계령)
08:55 중청대피소
09:10 대청봉 정상(10분간 휴식)
하산 중 점심 식사
10:25 중청에서 하산 중 용아능선 전망바위
10:35 희운각, 봉정암 갈림길
10:45 소청 대피소
11:18 봉정암
11:30 사리탑(15분간 조망)
12:04 독수리바위 아래 통과
12:12 봉정암 깔딱고개 계단
16:00 백담사 도착
동쪽 오색과 서쪽 장수대에서 솟구쳐 오르고,
북으로 설악의 주능 대청과 남쪽의 점봉산을 연결하면서
기암괴석으로 설악의 모든 기운을 한데 모아 놓은 한계령.
하루의 산행이 만만찮음을 예감하는 들머리는
한계령 휴게소의 화장실 뒤편의 가파른 계단으로부터 시작한다.
언젠가 기억되지 않을 만큼 오래 전 한번 하산을 한 후
이곳은 늘 신 새벽 산을 오르는 들머리가 된다.
계단 첫걸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불이 비추는 곳으로 발을 떼며
03:45분 한계령에서 출발해 가파른 경사로를 40여분 올라
1차 산 정상에 올라서니 04:20분이다.
힘든 구간은 이제 끝났다는 여유로움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약5분 정도 평탄한 길을 가다 올라온 거리의 30%쯤은 다시 내려선다.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도 이렇듯
버거운 삶이 있다면 조금은 편안한 삶이 있고,
오르는 삶이 있다면 내려가기도 하는 것이 삶이지.
서북능선을 향하는 내려가는 길의 속도가 빨라지나 싶은 순간
다시 가파른 계단을 10여분 가량 올라서니
좌측에 시원하고 멋진 조망바위가 있는 곳이지만
어두움으로 조망을 볼수 없기에 대부분 그냥 지나치지만
난 이곳에 오면 늘 한박자쯤 여유를 부리며 숨을 고른다.
후미일행이 보이지 않아 30여분을 쉬니
버거운 걸음이지만 열심히 걷는 후미 일행을 만나
느긋한 발걸음으로 서북능선에 도착한다.
서북능선에서 맞는 일출.
욕심도 가식도 화려함도 없는 소박한 일출은
어릴 적 바보라 놀림을 받았던 응삼이의 얼굴이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빼어나지 않으나
남설악에 가라앉은 운해의 차분함을 감상하기 꼭 맞고,
기암괴석에 연정을 품은 붉은 단풍을 감상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듯하면서도 넉넉한 햇살.....
후미일행과 너무 지체하는 느낌에 서북능선에서부터
잰걸음으로 선두를 따라잡으려 걷다보니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마가목의 붉은 열매가 눈에 밟히고,
간간히 보이는 오미자의 붉디붉은 얼굴이 나를 유혹한다.
06:40분 1461봉에서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니
멀리 남설악의 주걱봉과 가리봉 능선이 운해와 어우러지고,
우측으로 솟아오른 안산이 구름위로 빼꼼이 고갤 들고 있다.
좌측에는 날을 세운 바위로 섬뜩한 느낌의 용아능선이 위용을 자랑하고
그 뒤편으론 공룡능선과 함께 운해에 휩싸인 황철봉을 보며
서북능선을 걷는 길은 마치 산책을 나온 느낌을 준다.
끝청이 가까워오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아치형 고사목을 지나면서 만만찮은 경사로가 나타나고,
20여분의 급경사로의 단풍 숲을 빠져 오르다가
우측의 너덜겅 지대로 접어들어 옛길로 오르니
발밑에 오색약수의 상가지역이 된비알의 능선 끝에 앉아 있는데
07:50분에 도착한 이곳이 끝청이다.
짐이 무거운지, 인심이 넉넉한지
사과, 배, 연양갱 등 풍성한 먹거리가 나뉘어 지고,
중청을 바라보며 이제 힘든 구간은 모두 지났노라 게으름을피다
약50분간을 진행하다보니 어느 덧 중청대피소다.
여기저기서 올라온 산객들이 대청을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대청봉에서 하산한 산객들은 다시 자기의 목적지로 흩어지는 곳
지리산으로 말하면 장터목과 같은 인간시장이 중청갈림길이다.
09:10분 대청에 서니 설악산이 자신의 온몸을 드러낸다.
북으론 공룡능선, 동쪽으로는 화채능선이 시원하게 뻗어 있고,
남으론 남설악의 점봉산이, 서쪽으론 귀때기청봉이 느긋하게 서있다.
울산바위의 오밀조밀한 바위능선은 장난감 왕관이 되고,
용아능선의 대단했던 바위능선도 대청봉 앞에선 만화영화의 마법의 성이된다.
이곳에 서면 나는 나를 떠나 구름과 떠돌며,
늘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난다.
공룡능선과 용아능선을 발아래 두고, 중청에서 소청으로 향하는 길.
레고로 조립해 놓은 듯 온통 바위로 이뤄진 설악산.
시원한 조망과 함께 시원한 바람은 더없이 행복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빨간 마가목 열매이 가을을 배달한다.
10:45분 소청에서 한모금의 물로 힘을 돋우고,
급한 경사를 30분쯤 내려오니 봉정암이 반겨주는데
점심공양을 위해 줄선 사람들 옆 자판기에서 공짜커피로 행복해하며
10분쯤 사리탑에 오르니 세존봉이 코앞에 있다.
용아능선과 공룡능선을 가장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는 곳.
산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용아능선과 공룡능선을 한눈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모두 감탄사를 지어낸다.
백담사로 향하는 길 초입에 경사가 어찌나 심한지
오르는 사람은 숨을 고를 수 없을 만큼 지치게 하고,
내려가는 사람은 발이 허공을 뜨게 하는 깔딱 고개.
머리를 들어보니 기암괴석이 하늘에 보석장식을 했으니
바위왕관을 쓰고 하산을 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지난 여름 그 많던 수량은 어디로 가고
산사태로 상처 난 산줄기와 흙더미가 쌓인 수렴동 계곡.
용아폭포 아래서 단체사진 한 장을 남기고 백담사로 향하는 길에
무박의 장거리 산행에 힘겨워하는 산우가 하나 둘 늘어간다.
그저 내 한 몸 추단하기에 어려움은 없겠지만
힘겹게 발을 떼는 몇몇 여자 회원님들에게
아무런 힘이 돼주지 못해 그저 안타까워하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발버둥 쳐본다.
하지만, 함께 갈 수는 없다]
우린 나란히 가지 않아도 함께 가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 산사람이다.
호박이 님을 업고 내려오는 길은 몹시 힘겹지만
함께 산행하는 산우들이 번갈아가면 업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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