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 6. 29. (무박산행)
산 행 지 : 강원도 삼척시 덕평계곡
산행코스 : 덕풍계곡-덕풍산장~갈림길~문지골 (1.2.3.4.5.6폭포)~좌측능선~채석장~임도~
좌측 1020능선~큰당귀골~용소골(3.2.1용소) (예상소요시간 10 ~ 11 시간)
날 씨 : 흐림. 12시경부터 비
복 장 : K2 중등산화(버티칼). 반바지(마하). 긴팔티(아크)
산 행 비 : 30,000원 입장료 : 2,000원(3,000원에서 깎음)
산악대장 : 대전 백두대간 늑대
산행인원 : 총 28명
늘 함께 산행하던 산내음식구들과 떨어져 모처럼 외도를 한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IC를 걸어나가 고속도로 로견에서 승차해
막 설잠 깬 산우들이 틈으로 살금살금 들어가 자릴 잡으니 도시락을 두개 준다.
잠이 드는 둥 마는 둥, 엎치락 뒤치락
막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덕풍계곡 입구다.
깡마른 얼굴에 어정쩡한 수염을 보면서
어쩌면 인상이 배철수의 옛모습과 너무 흡사한
백두대간 늑대 산악대장님의 산행안내가 대충 이뤄진다.
산행지도는 모든 산악회가 그렇듯이 개념도로 이뤄져 있고,
그 개념도 상으로 산을 찾아가는 건 쉬울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다.
하지만 산악대장이 있는데 어떠랴...
입장료가 3,000원인데 2천원씩으로 산악대장님이 깎았다고 하고
그곳에서 산행들머리인 덕풍산장까지의 거리가 6키로의 장거리로
트럭을 이용해서 들머리까지는 가기로 했다.
새벽 공기가 추울 것을 예상해 고어텍스로 상,하의를 입고
트럭에 올라타니 하늘에는 깔고장한 달이 떠있고 바람이 찬데
함께하는 산우 중 한사람이 "여기 걸어가면 1시간은 가야햐"하는데
'6키로를 한시간에?' 하는 의문이 들면서 대단히 걸음이 빠르다는 생각을 한다.
아침 5시에 들머리에 내려 출발을 하는데 표지판 있는 곳에서
약 7-8미터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길을 들어서면서 [문지골]이다.
숲속을 빠져들어가면서 뒤돌아 볼 틈이 없고, 어느누구도 말이 없다.
그냥 앞만 보고 헤드렌턴에 의지해 진행할 뿐이다.
넓은 문지골 계곡의 올망졸망한 물줄기를 보면서
지금 몹시 가물었다는 생각과 함께 길이 어찌나 미끄러운지
이끼가 많은 것으로 보아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음을 실감하며
넘어지지 않고 뒤쳐지지 않으려 앞만 보고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단 한번의 쉼이나 사진을 찍거나 간식을 먹는 여유가 없이
그저 부지런히 앞으로 가는 산우를 보면서 마치 걸음에 취해
방향도 없이 걸어가는 개미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큰 삿갓같은 고사리와 시퍼런 이끼.
잘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등산로와
울창한 숲을 보면서 오지산행의 맛을 실감한다.
한번쯤은 계곡에 손과 얼굴을 들이밀고 싶은 충동이 있을텐데
마치 수도승처럼 아니면 의미없이 되새김질 하는 황소의 입처럼
습관적으로 두어시간 걷다보니 시원한 폭포소리가 들린다.
위로 길이 나있고, 아래로 길이 나있는데
아래로 내려가니 38m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데
가뭄으로 물이 많이 흘러내리지는 않지만 장관이다.
사진을 몇장 남기고 땀도 들일 시간도 없이
다시 잠시 되돌아나와 좌측 사면을 오르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맨 앞에 선두로 섰던 산우님께서 갈림길 같다고 이야길한다.
좌우의 산세와 38m(6폭포)를 지났음을 확인하니
좌측 능선이나 사면으로 가야 본래의 목적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식사하자는 말한마디 없이 제각각 도시락을 꺼내 먹고있다.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나도 밥을 먹어야지.
맛있게 도시락을 먹는데 후미가 도착하고 산악대장님이 도착하며
좌측으로 길을 잡아 올라가라고 설명을 한다.
좌측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은 몹시 가파른 사면이지만
제대로 산을 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20분 오르니 좌측으로 시뻘겋고 올 곧고 뻗은 금강송이
군락을 이룬 장관이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멀리 보이는 산능선이 낙동정맥이라고 한다.
개념도만을 가지고는 알수없고 지도를 가져왔어야 하는건데.....
채석장에 도착을 하니 절벽 낭떠러지라 우측으로 돌아
임도에 내려서니 길을 잘못 든 산우님께서 문지골 끝에서 소리를 지른다.
임도를 따라 10여분 정도 진행하라는 산대장의 설명이 있었는데
선두로 가는 산우가 그게 아니라고 계속 진행을 하기에 따라가는데
몇번을 가면서도 좀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여기로 가면 낙동정맥인데....
한참을 가다보니 낙동정맥구간이 나오고
1시간 가까이를 진행하니 삿갓재에서 불영계곡간의 도계가 나오는데
현위치나 고도를 알지 못하니 나침판이나 개념도가 무용지물인데
어쨌거나 길이 잘못된 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두팀 6명이 서로 상의를 하면서 길을 찾아가다
30분 가량 되돌아가던 중 후미팀을 만나
길을 잘못들었다는 결론으로 큰당귀골을 찾지도 못하고
쉬운 능선길을 택해 길을 가다보니 시그널이 달려있다..
이런......시그널을 이런 곳에 달아 두다니......쩝~~~!!!
능선을 가다보니 불에 탄 소나무 흔적이 가슴을 아프게하는데
다행스런 건 그 와중에도 쭉쭉 뻗은 금강송 군락이 보존되고 있다.
30여분 정도를 내려갔을까?
시원한 물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반가운 용소골로 들어서
진행하다보니 우측 임도길이 나타난다.
우측 응봉산 방향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큰당귀골이다.
이제 제대로 찾았다싶어 여유가 있으련만
선두건 후미건 사람이 보이질 않으니 마음의 여유가 없이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는데 몹시 지친다.
물을 마실래도 마실 시간이 없고,
몹시 배가 고파 밥을 먹으려해도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밥을 먹을수가 없어 그저 발길만 재촉할 뿐이다.
그렇다고 간식도 과일도 아무것도 없으니...ㅠㅠㅠㅠㅠ
한참 계곡을 따라 가다보니 거대한 바위숲을 지나고,
본격적인 용소골이 나타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후미가 있는 것을 알지만 후미는 보이질 않고
앞서간 선두 또한 보이질 않고, 바위가 어찌나 미끄럽고 험하든지
혼자 왔기에 다행이지 초보자를 데리고 왔다면 큰일날 뻔했다 싶다.
3용소를 지나 약 10여미터 내려오니 응봉산을 오르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사진한장을 남기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넓게 펼쳐진 무릉계곡의 바위같은 암반과 너덜계곡을 하산하면서
수없이 미끄러지고 빠지기를 10여차례를 반복하며 지도를 보니
매바위 쯤 되는 곳이 몹시 미끄럽고 낭떠러지가 위험하게 느껴진다
계속되는 미끄럼 길에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겠다 싶으면서도
내몸하나 추스리는거야 뭘 못하랴 싶은 생각이지만
체력소모가 크고, 먹을게 부족한 상태라 은근히 걱정은 된다.
하산길 두어시간이 지나 제2용소를 지났다 싶은 지점에서
비를 맞으면서 혼자 앉아 밥을 먹는 신세는 참 처량하다.
이거 노가다를 하는건지 산행을 하는건지 원.......
제2용소와 제1용소를 지나면서 웅장한 바위와 산세가
어느 계곡 산행보다 좋다는 생각을 하지만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등산로와 계곡의 안전성때문에
많은 인원을 데리고 산행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덕풍산장에 들어서니 나보다 먼저 온 6명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라~~!! 저 2사람은 보질 못했는데 언제 내려왔지?'
그곳에서 30여분을 기다리니 하나 둘 하산하기 시작해
덕풍계곡 매표소로 트럭을 타고 나오는 동안 몹시 춥게 느껴진다.
모처럼 좀 빡센 산행에 행복해 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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