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시인의 마을

[정일근] 마디, 푸른 한 마디

나무소리 2009. 7. 31. 09:49

                  마디, 푸른 한 마디

 

                                               - 정 일 근-

 

피리를 만들기 위해 대나무 전부가 필요한 건 아니다

 

노래가 되기 위해 대나무 마디마디 다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마디 푸른 한 마디면 족하다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사랑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당신을 눈부처로 모신 내 두 눈 보면 알 것이다

 

고백하기에 두 눈은 바다처럼 넘치는 문장이다

 

눈물샘에 얼비치는 눈물 흔적만 봐도 모두 다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