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시인의 마을

[이정하] 미리 아파했으므로

나무소리 2005. 2. 14. 11:19

       미리 아파했으므로

                                -이정하-

미리 아파했으므로
정작 그 순간은 덜할 줄 알았습니다.

잊으라 하기에
허허 웃으며 돌아서려 했습니다.

그까짓 그리움이사
얼마든지 견뎌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리 아파했으나 그 순간은 외려 더했고,
웃으며 돌아섰으나 내 가슴은 온통
눈물 밭이었습니다.

얼마든지 견디리라 했던 그리움도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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